마음 산책

삶이 15분이라면

민트로사 2007. 11. 21. 11:46


 

당신의 삶이 15분이라면(고두현, ‘시 읽는 CEO’중에서)
 
서양 연극 중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지 15분’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이제 학위 받을 날짜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의 앞날은 장밋빛 그 자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사 결과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떨어졌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남은 시간은 단지 15분. 그는 망연자실했다.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5분이 지나갔다. 이제 남아있는 인생은 10분이었다. 이때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아들었다.

‘억만장자였던 당신 삼촌이 방금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재산을 상속할 사람은 당신뿐이니 속히 상속 절차를 밟아 주십시오.’

그러나 죽음을 앞둔 그에게 재산은 아무 소용 없었다. 그렇게 운명의 시간은 또다시 줄어들었다. 그때 또 하나의 전보가 도착했다.

‘당신의 박사 학위 논문이 올해의 최우수 논문상을 받게 된 것을 알려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이 축하 전보도 그에게는 아무 위안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절망에 빠진 그에게 또 하나의 전보가 날아왔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 온 결혼 승낙이었다. 하지만 그 전보도 그의 시계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 마침내 15분이 다 지나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이 연극은 한 인간의 삶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응축시켜 보여 준다. 이 청년의 삶은 우리 모두의 삶과 같다. 젊은 시절의 꿈을 좇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머리카락이 희끗해진다.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즈음이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다. 시간은 강물과 같아서, 막을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물을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질량도 달라질 수 있다. 루시우스 세네카는 말했다.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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