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산책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

민트로사 2010. 5. 10. 11:08

 

 

앙숙이지만     (‘좋은생각’ 중에서)


 

세계 3대 테너로 손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는 라이벌이면서 앙숙이었다. 도밍고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카레라스는 카탈로니아 출신인데, 카탈로니아는 마드리드의 식민지 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 중이었다. 때문에 카레라스는 도밍고와 같은 무대에 서지 않았다.

 


그러던 1987년, 칼레라스에게 백혈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카레라스는 공연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했는데,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재산이 바닥나고 말았다. 육체적, 경제적으로 절망에 빠졌을 때,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마드리드에 허모사 재단이 세운 백혈병 전문 병원이 있다는 것이다. 카레라스는 그곳에서 무료로 치료받고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칼레라스는 꿈에 그리던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

명성을 되찾은 카레라스는 허모사 재단에 보답하기 위해 회원으로 등록하려다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재단 설립자가 도밍고였던 것. 도밍고는 카레라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그가 도움을 받고 자존심 상할까 봐 설립자가 자신임을 숨겼다.

깊은 감동을 받은 카레라스는 도밍고의 공연장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관객이 보는 앞에서 무릎 꿇고 절절한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도밍고는 카레라스를 힘껏 껴안았다.

며칠 뒤 기자가 도밍고에게 왜 카레라스를 도와주었느냐고 물었다. 도밍고는 말했다.

“그의 목소리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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