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지하철에서 본 너무나도 황당한 아저씨 이야기입니다. 물론 실화죠.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쯤에서 어떤 아저씨가 가방을 들고 탔습니다. 아저씨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익숙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자 여러분, 안녕하쉽니까?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가시는 길에 좋은 물건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자, 플라스틱 머리에 솔이 달려 있습니다. 이게 무엇일까여?......치잇솔 입니다.
이걸 뭐 할라고 가지고 나왔을까여?......팔려고 나왔습니다. 얼마일까여?...... 처어넌입니다. 뒷면 돌려 보겠습니다. 영어 써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무슨 뜻일까요?…수출했다는 겁니다.
수출이 잘 될까여, 안됐을까요?… 망했쉽니다. 자 그럼, 여러분에게 하나씩 돌려보겠습니다”
아저씨는 칫솔을 사람들에게 돌렸습니다. 황당해진 사람들은 웃지도 못했습니다. 칫솔을 다 돌린 아저씨가 말을 이었습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 제가 몇 개나 팔 수 있을까여?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합니다. 잠시 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궁금했습니다. 몇개나 팔렸을까요? 4개가 팔렸습니다. 말이 이어졌습니다.
“자 여러분, 칫솔 네개 팔았습니다. 얼마 벌었을까요? 팔아서 4천원 벌었쉽니다. 제가 실망했을까여? 안했을까여?…예 쉬일망 했쉽니다. 제가 여기서 포기할까여,안할까여? 저얼때 안합니다. 바로 다음칸으로 갑니다!”
아저씨는 가방을 들고 유유히 다음 칸으로 건너갔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 거의 뒤집어졌습니다. 웃다가 생각해보니 그 아저씨는 웃음만 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우리에게 보여준 더 중요한 것은 희망, 바로 희망 이었습니다. 그 아저씨처럼 우리에게도 누구에게나 ‘다음 칸’이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입니다. 그 아저씨가 다시 나타나면 반드시 하나쯤 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그렇죠? (서광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