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과 사랑

카르페 디엠

민트로사 2009. 8. 13. 10:32

 

 

현재를 즐겨라' - 카르페 디엠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게 될 것이다.”(묵시 3, 20)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마태 6, 34)

주님께서 여러분의 방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계시는 장면을 떠올려 보십시오.
여러분의 방을 찾아 오셔서 문을 두드리시는 그분에게
여러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십시오.

반갑고 기쁜지, 아니면 두렵고 떨리는지요?
얼른 문을 열어드리는지,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것을 감추고 있는지 않는지요?
 
주님은 누구든지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함께 먹고 마시며 잔치를 벌이시겠다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깨끗이 청소된 방을 보시기를 원하시는 것은 아니지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함께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으면 되지요.
 
주님은 우리에게 들려주십니다.
“걱정하지 마라.”

Once upon a time, 옛날 옛적에
어느 작은 나라에 아주 인자하고 선정을 베푸는 왕이 살았답니다.
그는 늘 백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백성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싶었지요.
그래서 저녁이 되면 아무도 모르게 변장을 하고 나라를 두루 다녔답니다.
 
어느 날 한 초라한 농가를 찾아들게 되었는데
울타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문이 활짝 열려있었지요.
한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막 저녁을 들려는 참이었고요.
왕이 인기척을 내고 말을 건넸답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올시다.
이 집에서는 나그네를 후히 대접하시는지요?”
  그 남자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답니다.
 
“물론이지요. 어서 오십시오.
나그네는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손님이고 선물인데
어찌 환영하지 않겠습니까?
마침 막 저녁을 하려는 참이었는데 잘 되었습니다.
함께 잔치를 벌입시다. 저는 늘 넉넉하게 음식을 준비하거든요.”
 
그래서 둘은 검소하지만 정갈하게 차려진 소박한 잔치를 벌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금방 친구가 되었지요.
왕은 그 남자의 낯선 나그네에게 허물없이 대하는
열려 있는 마음에 놀라며 물었지요.
 
“친구여, 그대는 무엇을 하시면서 사시는지요?”
“저는 구두수선공이라오.”
 
그 남자는 신이 나서 자기가 하는 일을 이야기했지요.
“저는 매일 연장통을 어깨에 메고 읍내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구두를 고쳐주지요. 그들이 몇 푼씩 주면 그것을 받지요.
저녁이 되면 그날 번 돈을 몽땅 털어서
시장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들고 오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지요.
“아니, 날마다 번 돈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거리에 써버린단 말이오? 
장래를 위해 저축은 하지 않고요? 내일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주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소?
‘내일 걱정을 내일에 맡기라’고요.
내일은 온전히 하느님의 손에 달렸다오.”

그 남자는 아주 호탕하게 껄껄 웃으며 말했답니다.
“주님께서 ‘일용한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지 않았소?
하루하루 필요한 것은 그분이 마련해 주시고
저는 날마다 그분을 찬양하는 거지요.”
 
밤이 늦어 왕은 그 집을 떠나면서 내일 다시 와도 되느냐고 물었지요.
“물론이지요. 손님은 주님의 선물인데 어찌 제가 환영하지 않겠습니까?
제 집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답니다.
더구나 당신은 이제 제 친구이지 않습니까?”
 
왕궁으로 돌아온 왕은
그 친구를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계책을 세웠답니다.
이튿날 아침, 나라에서 발급하는 허가증이 없이는
아무도 구두를 수선하지 못한다는 포고령을 내걸었답니다.
저녁이 되어 그 친구의 집을 다시 찾은 왕은
그가 여전히 흥겹게 노래를 부르면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지요.
그래서 놀라는 빛을 애써 감추고 물었지요.
 
“친구여, 오늘은 무엇을 하고 지냈소?”
“아, 어서 오시오. 함께 음식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합시다.
난 인자하신 우리 국왕께서 허가증 없이 구두를 수선하지 못한다는
포고령을 내리셨다는 소문을 듣고,
우물에 가서 물을 길러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었지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몇 푼씩 내놓기에 받아서 모두 저녁거리를 샀답니다.”
 
“그래, 오늘도 번 돈을 남김없이 다 써버렸단 말이오?
만일 내일 물을 길어 팔지 못한다면 어쩔 셈이오?
그때는 무엇을 하려고 하시오?”
 
“내일 걱정은 내일 하면 되지요, 내일은 하느님 손에 달렸다오.”
 
그는 목청을 높여 마치 노래하듯이 말했지요.
“하루하루 필요한 것은 그분이 다 마련해 주시지요.
저는 그냥 그분을 찬양하기만 하면 되지요.”
 
다음날 아침이 되자, 왕은 다시 그 친구를 시험해 보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전령을 방방곡곡에 보내
남에게 물을 길어다 주는 행위도 위법으로 금한다는 포고령을 내렸지요.
그런 다음 저녁이 되어 다시 그 집을 찾아갔지요.
그는 여전히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지요.

왕이 말했지요.
“나는 오늘 아침에 국왕의 포고령 소식을 듣고 친구가 걱정이 되었지요.
그래, 오늘은 무엇을 하고 지내셨소?”
“난 오늘 우리 선하신 국왕의 새 칙령을 듣고
나무를 한 짐 해서 읍내에 내다 팔았지요.
사람들이 몇 푼 주기에 그것으로 이렇게 소찬을 준비한 것입니다.
자, 함께 먹고 즐깁시다.”
 
왕이 답답한 심정으로 말했지요.
“참 걱정이 되는 사람이로군요.
내일 당장 또 나무도 못하게 되면 어쩌려고 그러시오?”
“친구여, 내일 걱정을 내일에 맡기라고 하지 않았소?
내일은 하느님 손에 달렸다오.
그분께서 다 마련해 주십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이튿날에도 왕의 전령들은 바빴지요.
이번에는 한번이라도 나무를 판 적이 있는 모든 나무꾼들은
즉각 왕궁에 자진신고하고 왕의 군대에 복역해야 한다는 포고령이 내려졌지요.
그도 왕명에 복종하여 자진신고하고 하루 종일 훈련을 받았지요.
저녁이 되자 한 푼도 없이 집에 돌아올 처지였지요.
그런데 훈련을 받으면서 썼던 칼은 집으로 가져가도록 허락을 받았지요.
그는 돌아오는 길에 전당포에 들려 칼을 맡기고
돈을 받아 저녁거리를 사 들고 와서 또 작은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답니다.
칼집은 맡기지 않고 가져 왔고요.
집에 와서 나무로 칼을 만들어 칼집에 넣어 두었지요.
 
저녁이 되어 다시 찾은 왕은
그에게 하루 지낸 이야기를 듣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지요.
“내일 검을 검열 받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하셨소?”
“내일은 하느님의 손에 달렸다오. 그분께서 다 배려하여 마련하실 것입니다.”
 
아침이 되어 다시 훈련을 받으러 나가자
왕궁 수비대 대장이 마침 그를 지목하여
오늘의 임무로 형 집행인을 하라고 명령을 했답니다.
 
“자네에게 오늘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의 목을 베는 임무를 준다.
자네의 칼로 여기 이 자의 목을 베도록 하라.”
“대장님, 저는 아직 한번도 사람의 목숨을 해쳐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제발 이 일만은 저에게 시키지 말아주십시오.”
 
대장은 소리를 질렀지요.
“여기는 군대이고 이것은 명령이다. 시키는 대로 해라.”
일행이 사형장으로 가는 동안에 그의 마음은 괴롭기 짝이 없었지요.

드디어 형을 집행해야 하는 순간이 되자,
그는 한 손에 칼자루를 쥐고
다른 한 손은 하늘을 향해 높이 들어올리고 기도를 드렸답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죄 있는 자와 죄 없는 자를 판단하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당신 한 분 뿐이십니다.
만일 이 자에게 죄가 있다면,
제 칼에 날을 세워주시고 제 팔에 강한 힘을 불어넣어 주소서.
하오나 만약 이 자가 무고한 자이라면 제 칼이 나무토막으로 변하게 하소서.”
 
그런 다음에 그는 천천히 아주 극적인 동작으로 칼을 칼집에서 뽑아 들었지요.
사람들이 칼을 보니 놀랍게도 칼날은 나무로 변해 있었지요.
 
이 광경을 줄곧 지켜보던 왕은
자기의 친구에게로 달려와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말했답니다.
 
“오늘부터 그대는 나에게 와서 나와 함께 먹고 마시게 될 것이오.
어제까지 내가 그대의 손님이었지만 이제 그대가 나의 손님이 되는 것이오.
함께 잔치를 벌입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소?”
 
그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답니다.
“폐하, 제가 드릴 말씀은 주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셨다는 것과
이제 제가 폐하와 함께 날마다 그분을 찬양하게 되리라는 것뿐입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참 쉽지 않은 말입니다.
다만 성경에 쓰여 있는 말일 뿐이지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시면
사실 항변할 말이 별로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짧은 삶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실제로 내일을 걱정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열심히 이런 저런 일을 하지만
결국 일을 이루시는 분은 그분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지요.
 
정말 중요한 것은 오늘이지 내일은 아닙니다.
사실 내일이라는 것은 다만 개념일 뿐이지 없지요.
내일은 다시 오늘이니까요.
오늘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요?
 
어느 가게에서 광고를 써 붙였답니다.
“내일은 이 상품은 공짜로 드립니다.”

한 사람이 그 물건을 사려다가
아, 내일 오면 공짜로 준다니 기다려서 내일 가야지, 하고
그 다음날 가서 공짜로 달라고 했답니다.
그 가게 주인이 웃으면서 내일 오시면 공짜로 드린다고 했지요.
오늘은 돈을 내셔야 합니다.”
 
내일은 영원히 없습니다.
내일이 되면 다시 오늘이지요.

카르페 디엠은 로빈윌리엄스 주연의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나오면서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지게 된 라틴말로
어원적으로는 ‘오늘을 잡다’에서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이지요.

오래 전에 영화를 보셨던 분들도
학생들이 키팅 선생님을 위해
책상 위로 하나둘씩 올라갈 때의 감동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959년 전통과 규율을 강조하며
졸업생의 80%를 미국의 명문대에 입학시키는
최고를 추구하는 사립 웰튼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국어 선생 키팅은
이 학교의 다른 선생님들과는 전혀 다른 분이지요.
그는 학교의 명예나 학생들의 부모로부터 규정된,
말하자면 내일을 위해 박제된 인생을 탈피해
스스로의 꿈을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최고의 권위를 지닌 학자이며 박사가 쓴 교과서를
틀렸다고 찢게 하는 키팅 선생은
명문 웰튼 고등학교에서는 결국 쫓겨나게 되는 이단자이었지만
학생들에게는 참 인생의 등대가 되어 줍니다.
 
정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또한 자신이 지닌 재능이 무엇인지도 알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고
늘 부모의 강압으로 의사나 변호사 등을
내일의 목표로 삼고 있던 학생들은
놀라운 충격으로 키팅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지요.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부모에 의해
내일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고
그 꿈을 키워가라고 가르칩니다.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기라는 그의 역설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단어가 되었으며
그 동안 전통과 규율, 최고에 갇혀
자신들이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의 꿈들을
하나둘씩 찾기에 이르게 됩니다.
 
녹스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시를 쓰고,
닐은 하고 싶었던 연극 공연의 주연을 맡아
뒤늦게 찾은 열정으로 연극에 몰두합니다.
닐과 녹스를 비롯한 몇몇 학생들은 키팅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학교에서 떨어진 숲 속 동굴에 모여
'죽은 시인의 사회'란 비밀 클럽을 조직하고
서로 시를 낭송하고 우정을 나눕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를 기억하며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바로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아닐까요?

오늘을 즐기고,
주님을 찬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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