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 2010.10.4)
나무의 결혼 (고진하, ‘아주 특별한 일분’ 중에서)
독서 모임 식구들과 사찰 순례를 했다. 대부분 기독교인이었다. 우리가 한가롭게 불교 사찰 순례를 나선 것은, 이웃 종교를 좀 더 깊이 이해하려는 뜻도 있었다.
백담사에 들러 이틀째 되는 날 설악산에 있는 신흥사로 향했다. 사찰에 도착해 젊은 스님 방에서 차를 얻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뒤, 뒷산을 천천히 거닐었다. 호젓한 숲길을 걷는데, 한 사람이 기이한 일이라며 소리쳤다. “여기 두 나무가 이상하게 붙었네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평이 몇 십 년은 될 법한 두 나무의 굵은 가지가 붙어 있었다. 나무에 붙은 명찰을 보니 한 나무는 만주고로쇠나무, 다른 나무는 신갈나무였다. 젊은 목사님이 웃으며 말했다. “나무들도 이렇게 더러 결혼한대요!” 나는 어디선가 이런 현상에 대해 읽은 기억이 떠올라 대꾸했다. “결혼? 참 재미있네요. 이런 현상을 ‘연리지 현상’이라고 부르지요.”
이어져서 서로 통한 가지라는 뜻이다. 나무에 상처가 생길 때 두 그루가 꼭 붙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두 나무가 붙어 버리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한 나무에 병충해가 있을 경우 다른 나무가 영양분은 나눠 줘 병을 이기게 한단다. 또 한 몸이 되어도 각각의 성격은 잃어버리지 않는다. 붉은 꽃을 피웠으면 붉은 꽃을, 흰 꽃을 피웠으면 흰 꽃을 피우는 것. 이처럼 두 나무는 자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붇돋아 준다.
백담사에 들러 이틀째 되는 날 설악산에 있는 신흥사로 향했다. 사찰에 도착해 젊은 스님 방에서 차를 얻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뒤, 뒷산을 천천히 거닐었다. 호젓한 숲길을 걷는데, 한 사람이 기이한 일이라며 소리쳤다. “여기 두 나무가 이상하게 붙었네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평이 몇 십 년은 될 법한 두 나무의 굵은 가지가 붙어 있었다. 나무에 붙은 명찰을 보니 한 나무는 만주고로쇠나무, 다른 나무는 신갈나무였다. 젊은 목사님이 웃으며 말했다. “나무들도 이렇게 더러 결혼한대요!” 나는 어디선가 이런 현상에 대해 읽은 기억이 떠올라 대꾸했다. “결혼? 참 재미있네요. 이런 현상을 ‘연리지 현상’이라고 부르지요.”
이어져서 서로 통한 가지라는 뜻이다. 나무에 상처가 생길 때 두 그루가 꼭 붙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두 나무가 붙어 버리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한 나무에 병충해가 있을 경우 다른 나무가 영양분은 나눠 줘 병을 이기게 한단다. 또 한 몸이 되어도 각각의 성격은 잃어버리지 않는다. 붉은 꽃을 피웠으면 붉은 꽃을, 흰 꽃을 피웠으면 흰 꽃을 피우는 것. 이처럼 두 나무는 자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붇돋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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