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과 사랑

[성사] 빵은 빵이요 포도주는 포도주

민트로사 2011. 6. 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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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석,2002, 신림동 할머니댁]

 

"믿습니다. 주님!": 빵은 빵이요 포도주는 포도주
 
 
한 소년이 있었다. 첨단과학 시대에 맞게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 소년은 첫영성체를 하게 되어 교리를 마쳤다.
 
교리를 가르쳤던 수녀님이 마지막으로 성체교리에 대해 물었다.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것에 대해. 그러자 이 소년은 빵과 포도주가 성

 

체성사를 통해 성체와 성혈이 됨을 부정했다. 수녀님은 그 소년에게 그렇다면

 

첫영성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년은 굽힘없이 그것은 빵이요, 포도

 

주일뿐이라고 대답했다. 하는 수 없이 수녀님은 그 소년을 신부님에게 데려갔다.
 
신부님은 소년에게 왜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변화될 수 없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모양으로 보든, 맛을 보든지 간에 빵이요, 포도주이지 살과 피는 아니잖아요"라고.
 
신부님은 잠시 생각에 잠긴후에 일어나서 소년을 데리고 나갔다. 가까운 방사선실에

 

그 소년을 데리고 간 신부님은 소년이 보는 앞에서 빵에다가 방사선을 쬐었다. 그리고

 

는 그 소년에게 빵을 먹으라고 주었다. 그러자 소년은 놀라며 그 빵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신부님은 소년에게 그 빵을 먹지 않으려는 이유를 물었다.
 
소년은 "그 빵에는 방사선이 들어가서 인체에 해로운 어떤 작용을 하였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신부님은 소년에게 조용히 일렀다.
 
"요셉아, 한낱 인간이 만든 방사선이 그 모양과 맛을 변화시키지 않고 빵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야 그보다 더 큰일도 하실수 있지

 

않겠니?"라고.
 
그제야 그 소년은 성체성사에 대해 깊이 수긍하고 첫영성체를 하게 되었다.
 
이 소년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들일런지도 모른다. 과학적이고, 산술적인

 

계산에만 익숙해져 신앙의 신비를 수긍하기 어려워하는.
 
성체와 성혈 대축일인 오늘 그저 "믿습니다. 주님!"이라고 응답하던 선조들의 신앙이

 

더욱 그리워진다.
 
<김화석(sabunim)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