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의 삶
스와보미르 므로제크 지음
유혜자 옮김
하늘고래 출판
폴란드의 국민작가, 스와보미르 모르제크가 전하는 유쾌하고 풍자적인 인생 조언들을 담은 책.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혼란과 전쟁이 끝난 후, 사회국가가 된 폰란드에서 작가는 힘든 시기를 보내며, 풍자소설 <코끼리>, <경찰> 등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을 풍자적으로 그려내었다.
<기분전환-혁명>, <연금-중국 도자기 파수꾼>, <문화-노벨상> 등 39여 편의 짧은 글을 담은 이 책은 성격, 민주주의, 결단력, 정치, 명성, 운명, 죽음 등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흔히 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작가 특유의 해학적이고 유쾌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기분전환 - 혁명
내 방에 침대는 여기, 옷장은 저기, 책상은 그 사이에
있었다.
별로 심심한 줄 모르고 살 때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나
는 침대를 저기로 밀고, 옷장을 이쪽으로 끄집어냈다.
한동안은 뭔가 새롭게 바뀐 것 같아 생동감이 넘쳤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시 지루함이 밀려왔다.
나는 그 이유가 책상, 좀더 정확히 말해 옮기지 않고 방
한가운데 그대로 놓아둔 책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나는 책상을 저리로 밀고, 침대를 가운데로 끌
어냈다. 전혀 어울리지 않게.
다시 분위기가 새롭게 바뀌어 생동감을 느끼는 동안은
어울리지 않음에 따른 불편함에 어느 정도 만족하며 살았
다. 그러나 그것도 나름대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중략)
/ 정해진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를 이루는 것이 불가
능 하다면 그 한계 밖으로 나서야만 하는 것이다. /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략)
독특 그 자체. 그리고 풍자.
그의 유머는 심오하다.
우린 모두다 초보자의 삶을 살아간다.
누구나 처음이고 마지막일테니...
첫 장을 읽으며
공감으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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