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2010.5.13

민트로사 2010. 5. 13. 17:00

 

 

적의 화장법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문학세계사  출간

 

 

 

아멜리 노통의 열번째 작품 『적의 화장법』은 전체가 대화로 이루어진 이채로운 소설이다. 자전적 소설 『두려움과 떨림』과 『튜브의 형이상학』 이후,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살인자의 건강법』과 『반박』의 맥락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다. 대화는 그녀의 관심사다.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줄줄이 꿰고 있는 이 여류 소설가에게 수사학은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명료하고 정확하며, 어떤 문장도 허술한 구석이 없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프랑수아 사강의 일면을 갖추고 있다.

내용은 한 남자가 공항 대기실에서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데, 웬 낯선이가 무작정 그의 곁에 진을 치고 자기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지만 독자는 이 의식의 드라마의 마지막 장을 펼치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갈등의 의미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강간과 살인 등의 섬뜩한 얘기가 줄을 잇지만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까지는 독자의 놀람은 끝나지 않는다.
하나의 작은 철학콩트로도 볼 수 있는 이 소담한 책은, "타자는 곧 지옥이다"라는 사르트르의 유명한 명제가 거의 낙천적으로 들릴 정도로 섬뜩한 지옥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왜냐하면 아멜리 노통에 있어서 지옥은 타자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황당한 대화로 시작해서

끔찍한 대화로..

자신의 내부와의 싸움인

결말은...

자유를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어렵고  너무 무거운 소설이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

[ 오후 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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