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의 노래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
마음도 몸도 왕성합니다
칠십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지금은 안 간다고 전해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
언제나 생글생글 웃고 삽니다
팔십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아직은 빠르다고 전해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
아무것도 불만없이 살아갑니다
구십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제촉하지 말라고 전해 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백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시기봐서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지난 11월, 김장 하던 날이었다.
노릇하게 소금에 절어진 배추에
어머님께서 이미 다 만들어 놓으신 속을
나는 속넣기만 하면 되었다.
거의 15kg짜리 통 8개를 모두 다 채우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김치란 만들기는 힘들어도 다 완성되어 김치통에 들어가 있으면
왠지 든든한 법^^)
늦은 점심을 먹고는 어머님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어머님방에 들어갔다.
한 쪽 벽에 걸어 놓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칠순의 노래'
누구의 시인지, 어느 노래쟁이가 부른 노래인지는 모르겠는데
내용이 왠지... 짠했다.
요즘엔 인간수명이 100세 라고 하며
축복인가? 재앙인가? 하며
유행처럼 자주 오르내리는 기삿거리이다.
멀리 남의 얘기는 아니고 당장에 닥친 우리의 현실임이
피부로 느껴진다.
건강을 지키며 오래 사는건 분명 축복할 일인데
경제적으로도 노후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게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살아내기에도 바쁘고 힘들기도 한데
100살을 준비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어머님께서도 저 칠순의 노래가 마음에 와 닿아서
벽에 걸어 놓으셨으리라...
어떤 심정이실지...
팔순을 넘긴 여인네, 부모님의 심정이란...
어머님, 건강하게 오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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