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샴푸를...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하얀 거품을 내고
" 엄마. 눈 꼭 감어. 비눗물 들어가."
시원하려나 하는 맘으로 씻어내고
거품장갑에 또다른 향기의 물비누로 거품을 내어
온 몸을 쓱쓱 문지른다.
씻겨주는데 별다른 협조를 하지 않는
엄마를 헉헉거리며
씻기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 내가 아이였을때 엄마가 나를 이쁘다 이쁘다 하며
미소를 머금은 어미의 눈으로, 손길로 나를
씻겨 주었을테지...'
'근데 이젠 내가 엄마를 씻기고 있네...
엄마, 그거 알어?
엄마가 나보단 덩치가 더 커서 씻기기 되게 힘들어...
엄마, 어쩌다 우리엄마가 이러구 있는거야...'
거품을 다 헹구어내고 나서 타올로 물기를 닦고
옷 입는걸 도와준다.
"시원해? 엄마?" 하고 물으니
"응" 대답하신다.
로션을 바르고
길어진 손톱과 발톱을 깍는다...
어린아이처럼 돋보기 쓰고 손톱을 깍고있는 딸에게
아무말없이 엄만
그저 어린아이처럼
두 손과 발을 내어 놓고 계신다.
.
.
" 엄마. 기분 좋아?"
" 응. 네가 잘해주니 좋지." 하며 고마움까지 표현하신다.
.
.
아이가 되어버린
말없는
엄마를 쳐다보며
속으로 묻는다.
"무슨 생각해? 엄마."
엄마와의 속깊은 대화를 해본지가 언제였나 싶다.
세상을 먼저 살아온 여자와의
세상을 더 많이 살아온 여자로서의
여자끼리의
마음의 고향같은 엄마와의 대화를 해본지가
언제였는지...
그런..
그 대화를
주고받고 싶다.
엄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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