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네 마당

무슨 생각해? 엄마...

민트로사 2011. 3. 16. 15:30

 

 

 

 

머리에 샴푸를...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하얀 거품을 내고

" 엄마. 눈 꼭 감어. 비눗물 들어가."

시원하려나 하는 맘으로 씻어내고

거품장갑에 또다른 향기의 물비누로 거품을 내어

온 몸을 쓱쓱 문지른다.

씻겨주는데 별다른 협조를 하지 않는

엄마를 헉헉거리며

씻기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 내가 아이였을때  엄마가 나를 이쁘다 이쁘다 하며

미소를 머금은 어미의 눈으로, 손길로 나를

씻겨 주었을테지...'

'근데 이젠 내가 엄마를 씻기고 있네...

엄마, 그거 알어?

엄마가 나보단 덩치가 더 커서 씻기기 되게 힘들어...

엄마, 어쩌다 우리엄마가 이러구 있는거야...'

 

거품을 다 헹구어내고 나서 타올로 물기를 닦고

옷 입는걸 도와준다.

"시원해? 엄마?"  하고 물으니

"응" 대답하신다.

로션을 바르고

길어진 손톱과 발톱을 깍는다...

어린아이처럼 돋보기 쓰고 손톱을 깍고있는 딸에게

아무말없이 엄만

그저 어린아이처럼

두 손과 발을 내어 놓고 계신다.

.

.

" 엄마. 기분 좋아?"

" 응. 네가 잘해주니 좋지."  하며 고마움까지 표현하신다.

.

.

아이가 되어버린

말없는

엄마를 쳐다보며

 

속으로 묻는다.

"무슨 생각해?  엄마."

 

 엄마와의 속깊은 대화를 해본지가 언제였나 싶다.

세상을 먼저 살아온 여자와의

세상을 더 많이 살아온 여자로서의

여자끼리의

마음의 고향같은 엄마와의 대화를 해본지가

언제였는지...

그런..

그 대화를

주고받고 싶다.

엄마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