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민트로사 2012. 6. 19. 11:53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출판

 

이야기는 젊은 지식인 "나"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 노인이지만 거침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 섬의 폐광을 빌린 "나"에게 조르바는 좋은 동반자가 된다.

 "나"와 조르바가 크레타 섬에서 함께한 생활이 펼쳐진다.

 

다시 한 번 내 가슴은 고뇌로 가득했다.

세계란 무엇일까? 나는 궁금했다. 세상의 목적은 무엇이며

우리 한순간의 목숨이 어떻게 하여

세상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조르바에 따르면, 인간이나 사물의 목적은

쾌락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혹자는 정신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한 차원을 높여서 보면 똑같은 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왜? 무슨 목적으로? 육체가 와해되어 버린 뒤에

도 우리가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의 잔재가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영원불멸을 그리는 우리의 끝없는 염원

은 우리가 영원불멸하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짧디짧

은 우리 인생에서 무엇인가 영원불멸한 것을 섬기는 데서 유래하

는 것은 아닐까?        ....p392

나는 어제 일어난 일

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

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

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

잘 들어 두시오.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데... 진짜

여자는 남자에게서 얻어 내는 것보다 자기가 주는 데 훨씬 더 큰

기쁨을 누리는 법입니다.      ........P394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이었다.

생전에 그가 마련해 놓은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6.10.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