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여름, 강원도로 래프팅을 하러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전전날에 비가 많이 왔었기 때문에
한참을 재미있게 급류를 타면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배가 뒤집혀지면서
이렇게 유속이 빠를 때 아무리 헤엄치려고 해봐야 안 됩니다. 이때는 일단 물의 흐름에 나를 맡겨야 하는 것이지요.
이 세상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면서 하는 것과 주님의 힘에 의지하여
“이런 일로 주님께 신경 쓸 일을 드려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도 기도하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도 잠깐 화살기도를 바치셨던 것이 아니지요.
우리의 삶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주님의 자리를 만들고 있었을까요? 이는 곧 얼마나 기도하면서
물량이 많았고 또 유속도 상당히 빨랐었지요. 그래서 더욱 더 재미있는 래프팅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참을 재미있게 급류를 타면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배가 뒤집혀지면서
배에 타고 있던 우리 모두가 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래프팅을 타다보면
자주 물속에 빠지기 때문에 당황스럽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제가 수영을 조금 하기 때문에 충분히 헤엄쳐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물의 유속이 너무 빨라서 물살을 거슬러 수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힘차게 빨을 뻗으면서 수영을 해도 제자리걸음이더군요.
이렇게 유속이 빠를 때 아무리 헤엄치려고 해봐야 안 됩니다. 이때는 일단 물의 흐름에 나를 맡겨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내려가면서 주위를 살피다가 몸을 의탁할 만한 것을 발견하여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내려 가다보면 물의 흐름이 느려져서 스스로 원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 흐름에 내 몸을 맡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흐름은 바로 주님께서 이끄시는 삶인 것이지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주님께 맡길 때,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면서 하는 것과 주님의 힘에 의지하여
기도하며 행하는 것의 차이는 너무나도 큽니다. 이는 곧 주님의 자리를 만들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기도의 힘을 요청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합니다. 하긴 어떤 분은 이렇게도 말씀하시더군요.
“이런 일로 주님께 신경 쓸 일을 드려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도 기도하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도 잠깐 화살기도를 바치셨던 것이 아니지요.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를 뽑는 일, 물론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전지전능하신 예수님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의 자리를 만드시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주님의 자리를 만들고 있었을까요? 이는 곧 얼마나 기도하면서
주님과 함께 했는가를 물어보는 질문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주님의 자리를 더욱 더 많이 만들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자기의 힘만으로 하는 일로 ‘둘(2)’을 할 수 있다면, 주님과 함께 할 때 분명히 그보다 몇 배 이상의 성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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