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당신도, 그림처럼 (이주은) 4.12.2011

민트로사 2011. 4. 12. 18:34

 

 

당신도, 그림처럼

이주은  지음

앨리스  출판

 

생활의 소소한 부분들이 그림에서 특별하고 의미 있는 대상으로 표현된 것처럼 누구든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저자는 그림 속에서 화가 개인과 당시의 이야기들만 읽어내는 식의 감상이 아니라, 그를 통해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고 각 사물이나 인물들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새로운 방식의 감상법을 제안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맞는 변화의 시기들에 대응해 언제 어떻게 생활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 라는 고민으로부터 책을 시작하며, 그림 속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보고 그 기원과 배경을 풀어냄으로써 그 속에서 드러나는 생활의 변화들을 살펴본다. 그런 과정에서 속도와 관련된 물건들을 다수 발견하게 되고, 일상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사람들의 생활이 바뀌는 것의 연관성에 근거한 분석을 더했다.

 

이 책은 그림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주목한다. 예술이 예술로 평가받는 이유는 한 시대에 남다른 태도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놀라울 만큼 앞선 생각이기도 하고, 보통사람들보다 여유 있게 삶을 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바쁘지 않으면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화가들이 묘사한 그림 속 삶은 어쩌면 하나의 로망이다. 그림 속의 삶은 관람자의 삶보다 부유하고 느긋하고, 실제의 삶보다 자유롭다. 그런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자고 이 책은 말한다.


인생이 잡담처럼 쓸모없다 느끼며 하루하루를 허무하고 무기력하게 보내는 우리에게 인생은 결국 모든 잡스러운 것들의 알 수 없는 집적이 아니겠냐고 마지막 위로의 손길을 건네며 책을 마무리한다

 

 

 

 

 

 

                                        *       시간앞에 인간은 언제나 정도를 벗어나 있다. 미치도록 바쁘

                                       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지루하거나, 너무 일찍 왔거나 아니면 너무 늦

                                      게 왔거나 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시간을 자기 것으로 다스리지 못

                                      하고, 그저 만인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느라 닦달해가면서 살고 있

                                     다. 사실 시간이란 실체가 없는, 그저 인간이 편의를 위해 만들어놓

                                      은 눈금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당신 집을 한번 살펴보라. 당신의 벽

                                    시계는 혹시 우러러보이는 장소에 귄위적으로 붙어 있지 않은지.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영속성'  1931

 

일상의 사소함을 다독여 일상의 심대함을 일깨우고

하찮은 하루가 평생의 낌새가 된다.

남아도는 '뱃살' 과 유혹하는 '엉덩이' 를 살피고

기르고 싶은 '수염' 과 벗고 싶은 '넥타이' 를 분간하며

구속하는 '의자' 와 압도하는 '하이힐' 의 효용을 나눈다.

키보다 크게 자란 불안을 제압하는 방식을 넌지시 제안하고

부려도 될 오만을 긍정하는 아량이 뭔지를 예시한다. - 손철주(학고재 주간)

 

일상치유에세이여서 그랬을까,

'그림에 마음을 놓다' 를 읽고 너무 좋아서

당장에 읽게 되었다.

일상과 함께 그림을 풀어내는 그녀의 글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