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의 비밀
이주은 지음
한길아트 펴냄
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이. 숨겨둔.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이 숨겨둔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책.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회 통념 같은 것에 억압되고 그것에 스스로 속박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 시기 영국 사회의 모습, 사람들의 취향, 예술가들의 개인사, 그리고 그림에 얽힌 저자의 상상력을 조화롭게 풀어내었다.
빅토리아 시대는 영국사를 통틀어 성적으로 가장 엄숙했던 시기였다.
올바른 가정을 꾸리는 것이 국가의 제1신조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여성은 순결과 정조, 남성은 금욕과 절제였다.
그러나 통제가 심할수록 인간의 욕망은 더욱 강해지는 법. 이 시기에는 매춘과 성병 또한 기승을 부린다.
정상적인 가정의 틀에서 벗어난 여인들은 멸시의 대상이 되었고,
그런 여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평생 숨어 지내야 했다.
물에 빠져 죽은 매춘부나 물에 떠오른 익사체의 여인이 많이 그려진 것은 그러한 사회상을 반영한다.
밀레이와 워터하우스의 <오필리아>가 그 대표적인 예로,
당시 화가들은 직설화법보다 문학이나 신화 속의 이야기에 당시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그려냈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자는 남편의 보호 아래 아무런 사회적 책임도 갖지 못했다.
사회적 책임이 없는 만큼 사회적 권리도 없었다. 아내는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도,
소송을 할 수도, 유언을 남길 수도 없었다. 아내는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감금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빅토리아식 남편은 재산 관리부터 자식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 혼자 책임지는 전지전능한 능력의 소유자다.
그런 남편이 아내를 버리면 아내는 어느 곳에도 의지할 곳 없는 거지가 되었다.
당연히 기혼녀의 법적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그림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담장 밖에서 다른 여자와 유희를 즐기는 남편과 버림받은 부인의 도상(필립 칼데론의 <깨어진 맹세>, 88쪽)은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이었다.
또한 이 시대의 그림에는 뜨개질을 하거나 자수를 놓는 여인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외출을 삼가는 정숙한 여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다릴 대상이 없어진 버림받은 여인을 뜻하기도 한다.
로제티가 그린 <마리아나>(73쪽)는 바다에서 결혼 지참금을 몽땅 잃어버린 탓에 정혼자로부터 버림받은 가엾 은 여인으로,
하염없이 뜨개질을 하며 헛된 기다림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에드윈 랜시어의 '늙은 양치기의 상주']
아,, 난 이 그림을 보면 왜이리도 마음이 짠해지는지...
19세기는 나에게 유럽의 문학이나 예술, 미술, 음악... 모든게 흥미롭다.
'빅토리아의 비밀'은 영국만을 조명한 책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그야말로 이 책은 내 입맛에 딱이다. ㅋㅋ
학창시절 세계사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1800년대의 예술은 분야를 막론하고 훌륭하고 보물 그 자체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역사와 접목시켜 이해를 하니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예전에 살던 동네의 몰을 걷다가 여자 속옷가게의 이름이 진짜 '빅토리아의 비밀' 이었는데...
아, 나도 사진 않아도 한 번 들어가 입어보기라도 할껄.. ㅎㅎㅎ
책 제목과 같으니 나역시 이 책을 처음 봤을때, 그 속옷 가게를 떠올렸었다...
10.26. 2012 min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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