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굵직한 매미 한 마리가
베란다 망사에 붙어 있었다.
처음엔 꼼짝 안하고 움직이는 기미가 없어서
죽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
버티컬을 쳐 놓아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규석이가 일어나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실컨 구경을 시켜주더니
살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슬슬 움직임을 보이더니
이내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규석이가 아주 어렸을땐 큰 벌레를
신기해하고 보고 싶어해서
외할머니가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를 잡아다가 다리 한쪽을 실로 묶어 주시고는
한참을 관찰하고 매미소리도 가까이서 듣게
해주시고는 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할머니가 젊으셨었다...)
그러면 두 녀석이 쉽사리 만지지도 못하면서
서로 관찰을 하려 옥신각신 했었는데...
외할머니는 여름방학이 되면
매미 잡으러 할머니집에 놀러 와라 하시곤 하셨었다.
이젠 아이들도 다 커버렸고
할머니도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를 잡을만큼
민첩하시지도 못하시다. ㅠㅠ
외할머니께서도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우렁차게 합창을 해대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우리집 꼬맹이 놈들이 매미를 잡아달라며
할머니와 공원으로 곤충채집통을 들고
함께 다니던 그 시절을 기억하시겠지...
할머니,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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