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땐 이랬다.
반듯하고 인사도 잘하고
애교쟁이에 귀염둥이
그 자체였다.
저렇게 본인이 공약을 했듯이.
지난 기말고사가 끝나갈 무렵부터
계속된 쪼림질 (심통, 화내기, 협박, 단식, 함구) 에 엄마를 견디기 힘들게 하더니만
어제 저녁 갑자기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듯?? 하더니 '이상하다'
아침엔 미소를 지으며 학교에 가며 현관앞에서 내 손에 슬쩍 편지를 쥐어준다.
엥? 왠 편지... 생일도 아니고 어버이 날도 아닌데 ??
겉 봉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거 또 협박인가??
펼쳐보니 내용인즉
구구절절이 또 그 얘기다.
아,,,,,,,,,,, 스 마 트 폰 이 뭔 지 ...
읽어보니 줄거리는 그거다.
6살때 했던 것 처럼
잘 해보겠다는 다짐.
온갖 공약을 다 내세운다.
저 공약을 제대로 지키기만 한다면 전교 1등에 '효도상'도 맡아놓게 생겼다.
단, 스 마 트 폰 이 있어야한다는 것.
저희 반 아이들 40명 중에 11명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며
자신도 갖고 싶다는 그런 사연이다.
아,,, 스마트폰이 부모 자식 사이 갈라놓게 생겼다.
의심할 여지 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면
아마도
생각할 것도 없다.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인터넷 앞에 앉아 있으면 몇 시간 꿈쩍 안하고 찰싹 붙어있고
핸폰 엠피쓰리로도 잠자는 시간도 뺏기는 상황이었다.
이 일을 어쩌나.
왠만한 부모들 아직 중딩인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덥석 쥐어주기엔 걱정이 앞선다.
지금 가지고 있는 핸폰만으로도 속이 터지는 마당에.
실용적인 면을 앞세우기 전에 너무도 학업에 해를 끼친다. 저 핸폰이.
절대 저런 공약에 넘어가지 말고 꿋꿋하게 견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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